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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도 하고

[코로나] 확진자의 일기_2일차

by ju_ni 2022.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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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차에는 쓸 내용이 있을까 싶지만... 생존신고 겸 내일도 끄적여볼까 한다.

 

이 말이 실수였던 거 같다. 

2일 차에도 할 이야기가 있다니 좋다고 해야 할지...

 


오늘 실컷 늦잠을 자고 점심에나 일어났다.

확실히 평소보다 일어나기 힘들었다.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았다.

 

힘들게 몸을 일으켜 물을 한잔 마시고,

밥을 먹고 약을 먹고, 한가하게 넷플릭스를 보고 있었다.

 

띵동.

택배가 왔다.

 

이직을 축하한다며 친한 언니가 보내준 선물이었다.

자라난다 쑥쑥 버섯재배키트

자라난다 쑥쑥

 

3~7일이면 버섯이 자라난다고 하니, 격리 기간에 키운 버섯을 먹을 수 있으리라...

 

설명서대로 키트를 준비해서 선선한 음지에 두었다.

후기는 이 일기에서 다시 볼 수 있겠지...

 

우리의 기대주


클라이맥스는 저녁이었다.

 

나는 삼 남매 중에 첫째다.

본가에는 부모님, 여동생과 남동생에 강아지까지 북적북적 지내고 있다.

독립을 하고 싶었기에 같은 서울이지만 직장이 멀다는 핑계를 대며 집을 나왔고, 2년 차에 접어들었다.

 

오늘 저녁,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아니 너 여동생 확진이래. 이게 무슨 일이니."

 

응?

이게 무슨 말이야.

 

조금 뒤에 카톡이 울렸다.

가족 단톡방에 아빠가 올린 글이었다.

 

'남동생이 알바 가서 자가진단 검사했는데 2줄이라네요. 오면서 PCR 하고 약 받으라 했어요.'

 

정리하자면,

마지막으로 본가에 간 게 한 달 정도 된 내가, 어제 코로나 확진을 받았고,

여동생이랑 남동생이 차례로 오늘 코로나 확진을 받은 것이었다. (다행이게도 부모님은 음성이었다.)

 

 

사람이 네 명인 집에 2명이 확진이라니.

엄마는 보건교사라 더욱이 조심하고 있었기에 우리 집은 비상사태였다.

두 명을 한방에서 격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어찌 되었든 부모님이 두 명의 확진자와 같이 생활하는 것은 어려울 거 같았다.

 

"여동생 우리 집으로 보내. 차라리 같이 격리하는 게 낫지."

 

나름 생각해서 내린 결론이었다.

둘 다 걸린 것이라면 여동생이 같이 나와 같이 편하게 지내고, 본가에서도 한 명만 두면 되니 편할 것이리라.

 

그렇게 혼자 살던 나는 갑자기 여동생과 함께 격리를 하게 되었다.

 

집을 나온 지 2년째이지만, 여동생이 우리 집에 온 것은 처음이었다.

방을 실컷 구경하던 동생은 침대가 편하다며, "나도 갖고 싶어!"를 외치면서 넷플릭스를 틀었다.

 

익숙한 모습을 여기서 볼 줄이야...

 

 

이제 앞으로는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다...

말이 씨가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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